산행후기

전설속의 속리산(2008.6.15)

귀주천 2008. 6. 16. 22:13

★★★  전설속의 속리산 ★★★

  아침에 눈을뜨니 새벽 5시다. 요즘은 해가 길어 5시만되면 벌써 부지런한 사람은 동네야산을 한바퀴돌고 내려오는 시간이다.몇일전부터 산행이 무척 기달려 졌던터라 화장실부터 챙기고, 집안식구들이 잠자리에서 깨지않게 조심조심 아침식사를 혼자서 대충 때우고 배낭을 짊어지고 주안역으로 나섰다.

  작은거인 최병규 회장님을 비롯하여 오랜만에 나온 전병민 지회장님, 용마루 유익권 사장님, 웃는모습이 하회탈을 닮은 짤총 장명옥 사장님등 반가운 얼굴들이 눈에 띤다. 또한 박사 신담 사장님과 논현 OK 임항식 사장님등 몇분의 새 식구들도 눈에 띤다. 오늘도 여성 회원님들이 더욱 열성적인것 같다.

  7시다. 버스는 어김없이 정시출발,,,, 상쾌한 날씨만큼이나 들뜬기분으로 차창너머 풍경을 즐감하다 나도몰래 졸음을 참지 못하고 졸음 삼매경에 빠져 모자란 잠을 보충하다 눈을 떠보니 찻속의 분위기가 모두 꿈나라 여행을 가는 분위기 였다. 오늘은 회원님들이 약30명 정도로 다른때보다 좀 덜 오신것 같다. 모두 바쁜 일요일을 보내고 계신듯하다.

  휴게소에 잠깐들렸다 가는길에 최병규 회장님이 마이크를 잡고 속리산의 전설을 -『속리산이란 어원은 원래 구봉산이라 불려 오다가 전북 김제의 금산사 고승 진표율사가 속리산으로 가는도중 소달구지를 탄 사람을 만났다. 그 소가 율사앞에와서 무릎을 꿇고 울었다. 그 소에탄 사람들이 내려서 '이소들이 어째서 스님을 보고 우는것입니까?'  '나는 금산사 진표라는 승인데 변산의 불사의방에 들어가 미륵지장의 두 보살 앞에서 친히 계법과 진생을 받아 절을 짓고 오래 수도할 곳을 찾아서 오는 길입니다. 이소들이 계법을 받은것을 알고 불법을 중히 여기는 까닭인것 같습니다.' 하였더니 '짐승도 신앙심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 어찌 신앙심이 없겠습니까?' 하고 들고 있던 낫으로 머리를 자르고 율사스님을 따라 계를 받았다 한다. 이에 진표율사로 인해 소달구지를 탄사람이 지극한 신심으로 세속을 여의고 입산한 곳이라 하여 세속 속(俗) 여욀 리(離) 뫼 산(山)자로 속리산이란 지명을 얻었다.』-전해 주었다.

  10시10분쯤 우리는 시어동에 내려 최영열 산행대장님의 지시로 준비운동을 하고 드뎌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첫걸음부터 오르막을 오르기를 한없이 온 몸에서는 속세에 찌든 찌꺼기를 짜내듯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신이 꾸준히 딛고 일어서야 산을 오를수 있는 진리를 말해주듯 항상 느끼지만 산으로부터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한참을 힘들게 오른후에야 드디어 문장대에 도착하였다. 문장대앞 휴게소에는 먼저 오른 많은 산악인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고 아름다운 마음을 나누어 가질줄 아는 진정한 신선들 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사람들과 한무리가 되어 자연을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기쁨을 갖는다는게 너무도 자랑스러울 따름이었다.

  문장대표석에서 여러컷의 사진을 찍고 정상의 넓은 암반위를 오르기 위해 철계단을 오르는데 사람을 날릴 정도의 드센 바람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갑자기 신미경님은 야생마보다 더 거칠고 힘센 바람이 매너없이 달려들자 완강히 거부하며 내려가  산파조(산에선 파전이 조아!! )를 즐겼던가 보다. 어디선가 성냥팔이 소녀복장을 한 한무리의 여인들이 우리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떡파는 아주머니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ㅎㅎㅎㅎㅎ

  정상 바위에 고인물은 매우 작았지만 백두산 천지를 옮겨놓은듯 하였으며 주변의 웅장하고 장엄한 경관은 마치 경이로운 세상의 중심에 우뚝선 기분이었던 것이었다.

  아 저렇게 아름답고 넓은 세상에서 사람들은  왜 항상 욕심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나!!!

  문장대를 지나 문수봉으로 향하다 우리는 점심을 해결할 만한곳을 찾았다. 삼삼오오 모여 않아 가져온 족발과 두부 막걸리를 풀어제껴 한껏 배고픈 허기를 채웠다. 항상먹는 느낌 그대로 산위에서 먹는 족발맛은 초년시절 여름방학때 친구들과 참외서리를하여 냇가에 마주앉아 킬킬대며 먹던 그맛 그대로며, 목젖을 타고 내려가는 시원한 막걸리 한탁배기는 고딩시절 저녁식사후 어두컴컴한 뒷산 어느작은 소나무아래서 소녀와의 뽀뽀만큼이나 황홀하고 감칠맛이 돋았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난후 우리 산행대장 최영열님께서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쥐 !!!'라며 속리산 호랑이 놀이를 하였다.

맘씨 약한 지금선 총무님께서는 미리 준비해간 인절미로 산행대장님의 혀끝을 만족시켜 주었다. 하지만 문장대 정상에서 스카프로 머리를 감싸고 다니던 떡파는 아주머니들은 일제히 산행대장을 향하여 소리치기 시작 하였다.

'물안개 !!!'

<물론 안돼지 ?쉐키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물안개의 전설은 여기서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ㅋㅋㅋㅋ  ..물안개 2탄도 있단다. 고거는 다음산행때 또다른 호랑이를 만나면 써먹는다고 한다.....

  아무튼 허기진 배를 채우고 우리는 다시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을 지나 천황봉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고달프고 힘들어도  또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우리는 묵묵히 우리 자신과의 싸움에 승리를 쟁취하면서 무거운 육신을 끌고서 승전보를 울리고 있었다. 천황봉에 도착하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가는것 같았다. 역시 산은 이맛에 오른는것 같았다. 천하를 호령하는 대장군의 기상이 이보다 좋을소냐? 세상을 지배하는 나랏님의 기분이 이보다 좋을소냐?

  우리모두는 세상을 얻은기분으로 드디어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 상고암에 들려 우리가 걸어온 길을 주~~욱 둘러 보았다. '눈은 멀고 발은 가깝다.'고 지나온 길을 눈으로 보니 한참을 걸어온 것 같은데 발로는 벌써 이곳에 도착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곳 상고암의 전망대에서 있는 포즈 없는 포즈 다 취하면서 우리의 멋진 추억을 기억속에 담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니 육신의 피로함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맑은 속리산의 정취와 정기를 담고 법주사를 향해 우리는 또다른 역사를 쓰고 있었다. 장장 7시간 30분 동안 쉼없이 걸어온 길이 우리 모두를 강철인생으로 만들고 있었다.

  어려운 역경속을 의지하나로 버텨온 우리 산악인은 이제 그 모습과 인자함이 어느덧 산과 닮아가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고 인천을 향해 오는길에 정2품 소나무에서 내려 단체사진을 찍기로 했다. 우리모두는 정2품 소나무 앞에 앉아 전병민 지회장님의 남대문 밑으로 내민 왼쪽 검지손가락에 온 시선을 집중하면서 속리산의 전설속으로 잠들기 시작하였다.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08년 6월 16일

                                                                                                                                진흥(이상철)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의 솔개들  (0) 2006.08.08
삼악산의 정기를 품고  (0) 2006.06.21
유세차 병술년 2월 12일 '인하한우리산악회' 회원일동은...  (0) 2006.04.26
태백산 산행기  (0) 2006.04.26
연인들의 이야기 .....  (0) 200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