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산행기
2006년 1월 21일 첫산행을 무박2일 태백산으로 정하고 무척이나 걱정을 많이하였는데 25명이나 되는 회원님이 참석하여 주셔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였다. 정해문 부회장님께서는 버스에 오르기전에 돼지고기에 양주를 몇잔씩 돌리면서 차속에서 잘 주무시라고 바다보다 깊고 넓은 마음을 보여주고, 또한 이영구 고문님께서는 귤을 한박스를 준비 하셔서 첫 산행에 기쁨을 잔뜩 안겨 주셨다.
그리고 임인순 총무님은 산악회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기발한 아이디어를 볼펜에새겨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에 탁월함을 보여주었다. 야간 버스를 타고 태백산을 향하여 가는 동안은 그옛날 초등학교때 수학여행을 가는것 만큼이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사춘기때 어느소녀와 첫 손목을 잡는것 만큼이나 가슴이 콩당거렸다.
새벽녁에 태백에 도착하여 우거지국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정상에서의 추위를 생각하며 컵라면에 소주를 한잔 할려고 가지고간 보온물통에 뜨거운 물을 잔뜩담아 등에 짊어지고 우리는 태백산을 향하여 한걸음씩 내딛기 시작하였다.
헤드렌턴을 켜고 가는 모습들이 마치 반딧불이 군무를 추는듯한 환상을 자아냈다. 어느정도 올라갔을까 얼음이 잔뜩언 빙판길이 나타났다.
우리는 모두 아이젠을 차고 2~3명씩 조를 이루어 어둠을 뚫고 정상을 향하여 한발 한발 전진 또 전진 .....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누군가가 부르지도 않았으며, 가야만 하지도 않은 길을...
잠도 자지도 않고, 제대로 먹지도 않고, 걸어야만 하지도 않은길을 ...
혼자도 아니고, 어른아이 할것없이 남여노소 모두가 누가 정해주지도 않았지만 일출을 보기위해 오밤중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태백산 장군봉을 기어 오르고 있었다.
살을에는듯한 차가운 새벽바람에 콧물이 흘러내리고, 입김으로 얼어붙은 마스크에 하얀 서리발이 온몸을 굳어버리게 할것같은 날씨에도 강인한 의지와 굳건한 마음으로 우리모두는 자신과의 투혼에 불타 있었다.
태백산 장군봉 정상에 도착하여보니 입추의 여지도 없이 많은 산악인들이 모여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상에서의 추위는 매우 혹독하고 매섭기만 하였지만 자연의 경관에 흠취되어 일출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는 한해의 염원을담아 간절히 기도하고 서로의 행복을 빌고 있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이 언제나 바다같이 넓고, 그 지혜가 에베레스트산 만큼이나 높고, 그 강인함은 북극의 빙산만큼이나 커다랗고 강하며, 그 인품은 보름달만큼이나 온화하며, 그 정열이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산길은 멀고도 먼 여정이었다. 추운날씨에 잔뜩 오그라든 오줌보를 어떻게 처리를 해야되는데 왜이리도 긴지, 주변에서 어떻게 좀 해 볼려고 해도 낙엽을 훌훌털어버린 앙상한 나뭇가지만이 눈에 보일뿐 계곡어디에도 나의 고민을 해결해 줄 만한 곳은 없었다.
(담에 기회가 된다면 태백산에다 유료화장실을 맹글어 가지고 바이오 벤쳐사업한번 해보고 잡당...ㅋㅋㅋㅋ)
아무튼 하산길에도 나는 인내력 테스트를 받아야만 했다. 눈꽃축제하는 곳에 도착하고 보니 힘든 여정에도 불구하고 뿌뜻한 느낌은 뭐라 말로 표현을 하지 못하고 그저 행복한 느낌만이 나의 주위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박주병 총무는 젊음 하나로 후미에서 든든하게 우리 일행을 받쳐 주고 있었다. 수고한 후미대장 박총무에게 뜨거운 차한잔 건네고 싶다.
영월에서 30년전통의 김인수 할머니식당에서 순두부로 식사를 배불리 하고 돌아오는길에 말만들어도 흥분이된 리무진 40인승에 우리는 몸을 맡긴채 먼 꿈속여행을 하고 있었다....
어려운 산행에 함께해주신 김용우 교수님과 김천권 원장님께 매우 감사드리며, 2006년 무박2일 첫산행에 함께 해주신 회원여러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함께하신분들입니다.
김용우 교수님, 김천권 교수님, 안학모, 안규선, 이상철, 정해문, 임인순, 박주병, 원종수, 류도남, 이안수, 이영구, 이돈, 김선숙, 방영미, 조순희, 허선애, 박순희,....이상 정회원-18명
김경자, 박애심, 김남심, 김점조, 박은자, 한현덕, 이천도...이상 준회원 7명)
2006년 2월 2일 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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